사무실 이전하면서 책상을 새로 맞춰야 했는데, 처음 받은 견적서 보고 솔직히 좀 놀랐다. 직원 여섯 명 앉을 책상만 해도 예산이 훌쩍 넘어가더라. 고급 자재에 높이조절까지 들어가면 개당 백만 원은 우습게 넘어가니까. 그렇다고 중고나라에서 개인 거래로 하나씩 들여오자니 상태 확인도 어렵고 운반도 막막했다.
그러다 알게 된 게 리퍼브 사무용가구다. 새 제품을 만들거나 옮기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흠집, 스크래치 때문에 정식 판매가 안 되는 물건들을 말한다. 기능은 멀쩡한데 겉면에 생활 기스 한두 개 있는 정도라 가격이 확 내려간다. 실제로 1800 사이즈 회의용 테이블을 30만 원대에 들였는데,
사무용파티션 새 제품 정가의
사무용책상절반도 안 되는 수
사무용가구준이었다. 흠집은 책상 다리 안쪽에 손톱만 한 자국 하나뿐이라 손님 오는 사무실에 놔도 전혀 티가 안 난다.
물론 아무 데서나 사면 안 된다. 나는 공장에서 바로 배송해 주는 곳을 골랐는데, 중간 유통이 빠지니까 같은 리퍼브라도 가격이 확실히 다르더라. 배송 기사님이 직접 조립까지 해 주고 포장재도 다 회수해 가서 뒷정리가 편했다. 다만 인기 있는 사이즈는 재고가 금방 빠지니까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바로 결정하는 게 낫다. 나도 처음 본 책상을 하루 미루다 놓쳐서 두 번째로 고른 게 지금 쓰는 거다.
사무실 분위기랑 안 맞을까 봐 걱정했는데, 오히려 원목 상판에 무광 다리 조합이라 직원들 반응이 좋았다. 예산을 아낀 만큼 모니터암이나 서랍장 같은 부속에 돈을 더 쓸 수 있었던 게 제일 만족스럽다. 새 제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느꼈다.